#1 복잡한 세상, 음악가로 살자! : 복세음살

현장음악가 심은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SEM부트캠프 컨소시엄 책임자이자 복세음살팀의 현장음악가 심은별입니다. 예술기획자이자 피아니스트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악문화기업 앙상블리안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앙상블리안은 현재 SEM부트캠프 내에서 공동 행사 주관과 아카이빙을 주 역할로 하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가 하고있는 '오늘의 음악가' 기록도 앙상블리안의 역할이에요. 이와 더불어 프로덕션 쿤스트베르크 기획감독, 강남문화재단 N개의서울 PM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Q각 창작그룹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의도가 무엇일까요? 
A. 저는 사실 기획 쪽에는 아예 관심도 생각도 없던 사람이었는데 박사과정 중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상헌 씨와의 '듀오 새벽별' 결성으로 행정 일을 시작했어요. 추후 통합예술단체 '앙상블 조이너스'로 확장되었고 그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앙상블리안에 이르렀습니다. 솔직히 저는 스스로를 피아니스트로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학부 때 음악교육과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석사로 피아노 독주, 박사로 피아노 반주를 전공하면서 계속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연주의 자리들을 찾아다녔죠. 그러다가 아무도 내 무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직접 저와 동료들을 위한 무대를 기획하기 시작하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기회가 열렸고 피아니스트로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예비예술인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사범대학 출신이라 학생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대학생 때부터 7년 정도 지역아동센터에서 합창을 가르쳤고, 10년 동안 과학고에서 오케스트라를 가르쳤죠. 교육환경의 편차가 큰 학생들을 매주 동시에 가르치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어요. 과학고는 높은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친구들이 많은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다문화가정인 아이들과 저소득층 아이들, 때로는 문제행동을 가진 아이들도 있었죠. 처음에는 경험이 없다 보니 각 집단에 맞는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천천히 수용성과 포용력이 자라났어요. 이와 동시에 사회참여적인 장애예술인과의 협업과 엘리트 교육 위주의 입시 반주도 병행했고요. 이렇게 편차가 심한 활동들을 동시에 했던 경험들이 현재 저의 균형을 이루는 좋은 자양분이 되었답니다.

Q. SEM부트캠프의 예비예술인들을 만난 첫 소감
A. 예비예술인들과의 만남은 기획서를 작성할 때부터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기획 당시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었는데요. 생각해보니 복잡한 세상에서 우리는 음악가로 살고 있으니 그룹명을 복세음살로 이름을 지으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기획과 공연 행정이 굉장히 고된 일이지만 유쾌하게 해낼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오리엔테이션에서 예비예술인들을 만나보니 역시나 적극적이고 유쾌한 친구들로 가득했어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아무래도 기획 초기 단계가 기억에 남아요. 어렵게 기획서를 썼고 정말 열심히 썼어요. 사실 모두의 개성을 살리면서 하나의 기획서를 완성하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마치고 보니 기획서의 100%를 넘어 120%를 달성한 것 같아요. 어떤 사업이든 초기 기획서 그대로 일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잘 진행된 사업은 부끄럽지만 저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의미 있었어요. 활동 중에서는 복세음살과 부트캠프 연합 콰이어가 함께 했던 <SEM : 음악가, 사회를 만나다> 공연이 잊지 못할 순간이에요. 무대에서 예비예술인들의 본업을 처음 봤는데 각자의 능력이 정말 뛰어나더라고요. 특별히 SEM콰이어가 함께 합창을 하던 순간들은 아마 굉장히 오래 기억할 거예요.

더불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은 사업총괄자 장한솔 대표님이에요. 우리 캠프가 꽤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사건·사고가 많았거든요. 그 모든 과정을 온화하지만, 단호한 태도로 해결해 나가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어요. 기획서를 작성할 때 보았던 섬세하고 꼼꼼하게 글과 말을 다루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답니다.


Q. 은별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SEM에 들어오기 전까지 저 역시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정체성을 알지 못했지만 저는 서로 Win-Win하는 방법을 늘 택해왔고, 삶의 최종 목적을 돈으로 삼는 사람들을 견디기 어려워했어요. 효율성과 경제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다소 미련한 사람이기도 했을거에요. 그런데 SEM에 들어와 보니 지금까지 해 왔던 나의 활동이 사회참여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SEM의 사회참여적음악가들을 두루 살펴보니 모든 구성원 선생님이 하나하나 자신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계세요. 그러면서도 전문가로서 타인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고자 노력하시고요. 그 과정에서 서로 조율하고 맞춰가기가 때로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연대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뚜렷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타인과의 연대를 주저하지 않는 음악가, 그게 사회참여적음악가가 아닐까, 싶어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저는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그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나의 가치관과 철학을 유지할 수 있는 활동이 지속되려면 결국 경제적인 요소들을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그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정의롭고 지혜로운 재원 조성에 대해 계속 염두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째는 규모있는 공공사업들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일이고요. 두 번째는 저의 역량을 키워 개인 수입을 늘릴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늘려나가는 거예요. 경제적인 안정이 이루어지면 보다 더 사회참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거든요. 그 양립을 지금도 늘 고민하고 있어요.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저는 슬럼프가 와도 일을 엄청 많이 해요. 지금의 저를 만든 건 능력이 아니라 책임감이거든요. 일례로 작년에 슬럼프가 정말 크게 찾아왔었지만 일은 말도 안 되게 많이 했었어요(웃음).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사실 SEM네트워크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어요. 동료라는 존재의 확인, 그 존재들에 대한 강한 고찰과 깨달음이 있었던 순간. 특별히 나의 약한 부분을 받아주고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슬럼프가 많이 해결되었어요. 솔직히 저 이번에 SEM부트캠프에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았거든요(웃음). 이전 같으면 벌써 번아웃이 왔을 거예요.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도 고되지 않았고 부트캠프를 마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쁨만이 가득하고 후회가 하나도 없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인가 봐요. 이렇게 시원하고 감사하기만 한 순간들을 경험한 것도 사실은 최근의 일인데요. 이게 저에게는 정말 큰 기쁨이에요. 앞으로도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을 이런 순간들로 채워가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A. 우선 피아니스트로서는 내년 2월에 독주회가 있어요. 그 독주회를 지금부터 잘 준비하는 것이 큰일이구요. 기획자이자 앙상블리안 대표로서는 내년 2월에 큰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어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Future Wide Open 선정작인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The Circle'이라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이번 복세음살의 재호 님 'Circle'이 7명의 장애예술인을 위해 확장된 형태죠. 국내 최초 장애예술전용극장인 모두예술극장에서 있을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DATE 2023. 10. 9.
Interviewer 양하은 (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제일 마지막에 한 인터뷰였고,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많은 부분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아서 참 좋았어요.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너무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라 인터뷰 하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앙상블리안을 포함한 은별님의 다양한 활동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현장음악가 심은별님의 예술활동

<C. Franck : Violin Sonata>

<F. Poulenc - Banalités, FP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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