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꼬마작곡가

예비예술인 김예희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SEM부트캠프에서 꼬마작곡가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예희입니다. 피아노 연주자 과정으로 학사와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잠시 쉬다가 지금은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있습니다.


Q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아주 어렸을 때 TV에서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바이올린 소리에 반해서 바이올린을 하고 싶다고 아빠를 졸랐어요. 아빠는 알겠다고 하시고 바이올린을 하려면 피아노를 먼저 배워야 하니 피아노학원에 데려가셨어요. 그리고 피아노를 열심히 배우다가 중학교 때 바이올린을 이제 해보겠냐는 아빠의 권유에 흔쾌히 하겠다고 했었죠. 근데 피아노만 하다가 바이올린을 하려니까, 서서 자세 잡는 것과 현을 짚으면서 손가락에 생기는 굳은살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전부터 하던 피아노를 계속하기로 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교회에서 모든 예배반주를 도맡아 하게 되었는데 고등학생 때까지도 피아노는 제게 그냥 해야 하는 그저 그런 대상이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모평을 보고 난 뒤에 피아노로 대학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먹고 진지하게 입시를 하기 시작했죠. 그때는 사실 같이 피아노 하는 친구들보다 늦게 입시를 시작했기 때문에 대학을 가는 것이 제 목표였어요. 그리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형태의 공연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그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피아노 하는 게 행복했어요. 그래서 대학에 가서 음악 전문 교육을 받으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석사 과정까지 연주자로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사실 모든 사람은 예술적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예술가가 아닌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 중학생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데, 함께 음악을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누다 보면 제가 가진 생각과 시각이 더 넓어지더라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관련해서 수업하고, 지브리 공연을 보러 다녀왔을 때였어요. 그때 함께 간 아이 중 한 명이 공연에서 본 트럼펫이라는 악기가 너무 좋았고, 개인적으로 악기를 구매해서 집에서 연습해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음악을 가르친다는 것은 그런 거 같아요. 대상자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다양한 악기들의 매력을 함께 나누고, 음악의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잠들지 못하는 어느 날 새벽에 평소처럼 인스타에 들어가서 방황하고 있었어요. 그때 본 피드를 통해 새벽 감성의 글을 써서 지원서를 냈어요. 지금 음악 선생님으로서의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았고, 그리고 점점 무덤덤해지는 음악에 대한 마음을 환기하고 싶었어요. 연주자 과정으로 석사까지 하고 나니 교육자로서의 교육도 필요해서 꼬마작곡가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직접 만나면 학교에서 수업할 때도 부족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다시 타오르기를 바랐어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첫 OT 날이 인상 깊었어요. 낯을 가리다 보니 아주 어색했지만, 이 SEM부트캠프에서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다 같이 모여 이 공간을 만들고 실행시키는 모습들이 도전도 많이 되었고, 평소에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생각하며 그곳에 있던 분들이 가진 열정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예비예술인이 되고자 하며 제 키워드를 잡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이라 음악을 할 때도 혼자 고립된 상태를 유지하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변화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을 오픈 포럼 때 홍지혜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조금 제쳐두고, 제 안에 질문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도 함께 생겨서 기억에 많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Q. 예희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사실 저는 기존에는 “사회적? 그게 뭐야?”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악기 특성상, 그리고 제 성격상 혼자 하는 게 편하고, 혼자 있을 때의 고요함과 그 고요 속의 괴로움을 꽤 즐기며 살아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과 고민은 잘 하지 않으려 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부트캠프를 하면서 든 생각은 “아, 내가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음악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내가 사회참여적음악가로 살아가고 있었구나!”였어요. 교회에서 반주를 할 때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칠 때도, 그것만으로도 나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일단 저의 마음가짐과 생각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사회참여적음악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일 중 하나로 교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의 깊이가 달라지고, 막연했던 교육에 관한 생각이 조금씩 구체화되더라고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음악을 “나만 즐겁고 행복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있는 예술성을 봐주고 그 마음의 소리를 꺼내 함께 즐겁고 행복한 음악을 즐기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석사 리사이틀을 하는 학기에 코로나가 퍼졌어요. 학교 연습실도 못 쓰고 비대면 강의로 모두 바뀌다 보니 마음도 풀어지고, 의욕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준비를 제대로 못 했어요. 준비는 안 되는데,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날짜가 다가오더라고요. 결국 졸업리사이틀을 크게 망치면서 무대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생겨났어요. 처음이었어요. 이게 무대 공포증이구나, 공황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원래 중고등학교 때의 무대에 대한 경험이 너무 행복했었어요.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에 긴장되는 순간을 즐기는 저였는데, 준비가 부족하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의심이 계속되더라고요.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그 이후에는 피아노에 손만 올려도 바들바들 떨렸어요. 그렇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해보고 싶어서 끊임없이 무대를 찾았어요. 친한 지인을 설득해서 듀오 무대를 서기도 하고, 다양한 연주를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그래도 지금은 좀 많이 나아졌어요.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아이들과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할 것 같아요. 물론 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연주자로서의 저에 대한 고민도 남아있어요. 부트캠프를 하면서 계속 고민하는 것이 저만의 특별함인데, 제 취미인 그림과 음악을 접목해서 어떤 저만의 특별함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해보고 있어요. 그리고 향후에 연주자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까지 따뜻한 위로를 줄 제 리사이틀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DATE 2023. 9. 1.
Interviewer 박소현(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예비예술인 김예희님의 예술활동

<W. Bolcom - The Garden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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