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감응의 노래 : 자장가
현장음악가 장한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장한솔입니다. 작곡가이고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를 통해 아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일을 하는 지휘자이기도 합니다. SEM네트워크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고요.
Q. 각 창작그룹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의도가 무엇일까요?
A. 우선 SEM부트캠프의 기획 의도를 먼저 설명 드리자면, 부트캠프의 주제처럼 젊은 음악가들이 SEM네트워크를 통해 스스로 사회적 역할을 탐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각 그룹이 가진 각각의 사회적 키워드를 바탕으로 기 활동하고 있는 현장음악가들과 함께 살펴보고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서 음악가 혹은 음악이 어떤 방법으로 사회와 맞닿을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함께하고 있는 ‘자장가프로젝트’는 SEM네트워크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면서, 제 개인적으로도 ‘음악가로서의 나’와 ‘나의 음악’의 사회적인 효용성을 가슴의 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제가 SEM네트워크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엄마(혹은 아빠)와 소통하고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면서 아이와 엄마를 위한 노래를 함께 만들며 음악가도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되는 멋진 프로그램이어서 ‘젊은 음악가들이 꼭 한 번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A. 앞서 소개했듯 저는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를 맡아서 이끌고 있는데, ‘꿈의 오케스트라, 평창’, ‘올키즈스트라 상위관악단’, ‘금천우리동네오케스트라’ 등 여러 단체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으니 일상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하는 오케스트라 교육이 단순히 기능적인 음악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더 그렇죠. 처음 시작할 때는 교육철학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그것이 대수롭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변화를 목도하면서 ‘음악을 도구삼아 아이들을 변화시킨다’는 모토가 정말 와닿았고 그 가치에 확신이 생겼어요. 그래서 아주 즐겁게 활동하고 있고, 자장가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일이 얼마나 가슴을 뜨겁게 하는지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어요.
Q. SEM부트캠프의 예비예술인들을 만난 첫 소감
A. 우선 신청서류와 온라인면접으로 열정 넘치는 예비예술인들을 만나면서 많이 기대가 됐고, 오리엔테이션과 포럼으로 드디어 첫 만남을 갖던 날 그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아직 서로 낯설고 어색한 상황에도 조금씩 대화를 나눠가면서, 또 포럼을 통해 우리의 지향점을 함께 확인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명료하게 꺼내는 예비예술인들을 보면서 이번 SEM부트캠프가 건강하게 잘 꾸려질 수 있겠다 기대가 되었습니다.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 탐색하기’라는 SEM부트캠프의 주제와 같은 맥락의 고민을 이미 가지고 있던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반가웠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여러 사람이 모여 활동을 하다 보면 구성원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발견하잖아요. 이번 부트캠프에 참여한 예비예술인들의 대부분이 주위를 잘 살피면서 발 벗고 나서서 부족한 상황을 메꾸려고 애쓰며 스스로 역할을 찾고, 동료들을 도우며 조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SEM부트캠프에서 계획된 모임과 별개로 현장예술가들과 예비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민을 나누고 기탄없이 대화하는 시간을 예정에 없이 만들었는데 참 의미 있었어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마쳤는데, 그럼에도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은 듯 해서 또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Q. 한솔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저는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에서 아이들과 호흡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것이 ‘사회참여적이다’라고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자장가프로젝트’를 통해서 SEM네트워크를 알게 되었고 동시에 음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드디어 깨닫고 발견하게 되었어요. 내가 그동안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해 온 것도 다분히 사회참여적인 활동이구나, 자각하게 되었고 보다 더 깊고 넓게 ‘사회적참여적음악가’로 활동하는 방향,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조금 시간이 지나서는, SEM네트워크의 구성원들을 만나서 얻은 소통의 기회, 응원과 지지가 없었으면 참 외로웠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동료들을 발견해서 든든하고, SEM부트캠프를 통해서 만난 예비예술인들 또한 그렇습니다.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Q.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 무엇이 사회참여적인가-에 대한 해석은 저마다 다를텐데 저는 좋은 상담자 혹은 대화상대가 되기를 바라요. 제가 함께 활동하는 오케스트라의 강사분들께도 강조하고,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를 알리는 자리에서도 늘 우선적인 가치로 설명하는 것이기도 해요. 아이들을 음악적으로 성장시키고 기능적으로 교육하는 것은 어디에서든 할 수 있다, 우리가 달라야 할 점은 그 음악을 도구 삼아 소통하는 것, 일상적인 이야기 뿐 아니라 고민과 어려움이 있을 때 그것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는 것, 거기에 우리의 지향점이 있는 거죠. 다른 예로 자장가프로젝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참여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그 감정들을 함께 오롯이 가사와 노래에 담는 것. 작곡가가 주도하여 하나의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울고 한 글자씩, 음 하나씩 같이 쌓아서 만드는 공동의 작업이 일어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음악을 도구 삼은 대화와 공감입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딱히 좋은 극복방법은 없었던 것 같네요. 그저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며 오랜 공백이 있었고, 다만 내 감정과 상황에 깊이 공감해줄 수 있는, 의지가 되는 분들이 있었고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일단 들어주고, 함부로 충고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기다려주는 분들. 오랜 친구가 아닌 일로 만난 동료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게 제 복이죠.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무언가 하나의 영역, 방향의 틀 안에 있을 때는 오히려 막막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영역에 걸쳐 활동하고 있고, 부산스럽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한편으로 여러 영역에 이렇게 걸쳐 있는 경계인으로 사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죠. 인식이 부족하니 그 몰이해가 가져오는 안타까운 상황들도 있고요. 제가 하는 일들이 의미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 지금껏 해온 것처럼 그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생각입니다. 작곡가로서, 아이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지휘자로서, 특히 SEM네트워크의 일원으로서 더 열정을 갖고 활동하고자 합니다.
DATE 2023. 8. 16.
Interviewer 김애경(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현장음악가 장한솔님의 예술활동
올키즈스트라 상위관악단 - 하늘과 바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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