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감응의 노래 : 자장가

예비예술인 김수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예술로 소통하고 싶은 작곡가 김수민입니다. SEM부트캠프 두번째 그룹 감응의 자장가에 작곡가로 참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상자와 음악을 만드는 것은 처음인데 뜻깊은 경험이 될 것만 같고 너무나 설렙니다~


 Q. 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중학교 음악선생님께서 3년 내내 너는 작곡을 해야한다'라'고 강력히 추천하셨어요. 취미로 피아노를 만지는 수준에 그치던 저에게 당시엔 제가 가치관과 진로방향이 확실하지 않았고 방황기를 겪다가 많은 상담을 통해 중3때부터 전공을 결정했어요. 고등학교때 본격적으로 작곡에 빠지게 되었죠.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없던 저를 알아봐주시고 작곡의 길을 터주신 음악선생님이 첫 은인이십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염두한 가치관을 정립하게 된다는 점에서 음악인으로 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모두 서로 이해하는 삶을 살아야 해요. 나의 음악과 세계가 정답이 아니듯 언제든지 변할 수 있고, 음악을 공부할 수록 그 다양성에 놀라며 많은 형태의 예술과 개인이 가치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저는 예술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런 삶 속에서 갈등이라는 장애물을 넘는 것도 유쾌한 퀘스트라고 여길 수 있겠죠.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A. 제게 예술가란 예술을 향유하는 모든 사람입니다. 비전공자도, 관련분야 종사자도 아닌 그 누구도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예술을 느끼고 즐기면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가끔 나는 그냥 전공자일 뿐인가, 즐기지 못하는데 예술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갑자기 떠오른 일례로, 고등학교 점심시간에 항상 저를 데리고 음악실에 가서 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부르는 것을 정말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제 연주를 응원해주고 자신도 함께 어우러져서 서로 흥을 나누던 그 시간은 정말 순수하게 음악으로 하나된 시간이라고 기억됩니다.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SEM부트캠프는 일을 함께하고 있던 앙상블리안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앙상블리안 심은별 대표님께 소중한 경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먼저 말씀 드리고 싶어요. 이전에도 공연기획이나 스텝 인력으로 투입된 경험은 많았지만 앙상블리안은 달랐습니다. 연주자, 무대 뒤의 사람들, 관객까지도 모두 함께 연주하고 소통하는 힘이 정말 컸습니다. 언젠가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있었는데요, 저는 시각장애인 관람객들의 안내와 입장을 돕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어요. 공연 전 10분 넘게 떨어진 입구에서부터 공연이 마친 후 화장실 안내까지 처음과 끝을 모두 함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집에 오는 길에 놀랐어요. 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경계에서 예술로 통하는 길을 만들고 함게 했다는 경험이 제게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선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가치를 나누는 것이 행복이지 않을까? 무작정 어우러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애, 비장애 간의 벽을 허물고 그 공간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그날은 예술이 새로운 공간을 초대한 날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앙상블리안에서의 경험이 저를 SEM부트캠프에 선뜻 참여하도록 이끌었던 것 같아요. SEM은 저에게 또 하나의 색깔을 입혀주는 다채로운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교류를 좋아한다지만 실상은 홀로 허우적대던, 비슷한 색깔만 고집하던 저에게 각각의 다른 색을 가진 예술인들과 교류하고 그에 물들어가며 알록달록한 사람이 되어갈 수 있게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제가 자장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부터 말씀드리면 좋을텐데요 자장가프로젝트에 대상자로 함께하게 된 제 언니에게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희 둘다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기에 주제를 꺼냄과 동시에 눈물샘이 작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니에게 향한 제 마음을 음악으로 선물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Q. 수민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어렸을 때 책에서 접한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 프로젝트가 저에게 다가온 첫 사회참여적음악가의 시작이 된 것 같아요. 열악한 교육환경과 범죄에 노출된 빈민가 아이들의 삶을 음악으로 바꿔놓은 뿌리 깊은 국립음악교육재단이죠. 그들의 목표는 "예술로 사회를 구한다" 음악의 힘을 믿었고 그 뜻에 동참한 모든 이들이 정말 사회를 구했어요. 그때 처음 사회참여음악에 대해 찾아보고 여러 질문과 답변을 동시에 얻게 되었어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Q. 근 몇년간은 개인의 삶에 치우쳐 자기중심적 음악인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ㅎㅎ 어린시절부터 거슬러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성당에서 매주 반주를 했었어요. 사람들의 노래와 기도를 이끌어나가는 반주자로서의 중요한 경험이 저에겐 사회적 음악가의 시작이 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은 시간과 공간의 예술이라고 하죠. 음악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유하는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삶을 구성하는 시공간을 공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무척이나 어려워요. 언제든 현실 앞에서 무너질 위험이 함께하죠. 예술은 누군가를 어떤 시공간에 멈추게 하기도 해요. 그를 통해서 나를 알아보고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진다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어요. 이렇게 모두가 예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저는 경계가 없는 삶 아래 연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창작자로 그 공간을 만들어 과거의 저도 당당히 초대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솔직하게는 저는 지금도 그 시기를 겪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자기혐오와 중독에 자주 드나들지만 정면돌파는 자신 없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아주 뚜렷한 목표와 잘 포장된 길을 따라 달려가는 것이 아니기에 그가 하는 것들에 대한 의구심은 늘상 존재해왔습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무엇을 위해 나의 감정과 에너지, 시간과 금전을 소비하며 달려가고 있는가.. 정답이 없는 예술이지만 마침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슬럼프를 언제든지 겪을 준비가 되었다고 느낍니다.. 그것에서 헤쳐 나와 이별하는 순간은 아마 창작에서 손을 떼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또는 다른 방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미술과 문학, 자연 등이 함께하는데요. 창작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 하면 굉장히 단순하며 대충 예쁘게 둘러싼 겉껍질처럼 애매모호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 높은 산과 산 사이의 흔들다리를 직접 짓고 그 다리를 건너가 다시 다른 산으로 가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안정성은 보장되지 않고 어떻게든 나의 길을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요. 창작을 놓게 되면 창작자 김수민의 인생은 마침표가 생깁니다. 저는 다양한 위험성과 한계를 마주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음악이 아닌 다른 길로도 흔들다리를 지어보기를 기대합니다.

DATE 2023. 8. 3.
Interviewer 허진석(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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