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감응의 노래: 자장가
예비예술인 오새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SEM부트캠프에서 자장가를 작곡하게 된 예비예술인 오새봄입니다. 저는 무해하며 귀엽고 소중한 것들,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들을 사랑하는데요. 자연과 동물부터 시작해서 무심코 지나가며 본 공익광고나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까지 순간순간 제가 받았던 인상과 생각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으로 되돌려주는 것이 현재 저의 꿈입니다.
Q. 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저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취미였는데요. 학창 시절엔 음악실에서 친구들에게 직접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을 들려주는 것이 저만의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이런 저를 보고 문득 “나는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음악에 대한 진로를 조금씩 생각해보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어머니께서 “작곡을 배워볼래?“라고 물어보셨을 때, 왕복 4-5시간의 거리를 달려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했었어요. 저도 몰랐지만 ”난 작곡을 해야하는 사람이야!“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나 봐요.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대학교 다닐 때 피아노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경험이 있어요. 그때 일하던 학원 원장님께서 아이들이 피아노를 완벽하게 잘 치기보다는 치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하셨어요. 제가 원래도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에는 조금 서먹서먹했지만, 무서운 선생님이 되기보다 재밌고 편안한 선생님이 되려는 노력을 아이들도 알아봐 주었는지 서로 마음이 열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와서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나중엔 아이들이 연습이나 연주하는 성향을 보면서 아이의 성격과 내면까지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연습한 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냈을 때 성취감을 저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데요. 한 아이가 히사이시 조의 ‘Summer’라는 곡을 치고 싶은데 어렵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직접 악보를 편곡해서 치기 쉽게 만들어준 적이 있었어요. 그 악보를 매일 소중하게 가방에 넣어 다니면서 연습하더라고요. 그때 기억이 아직도 저에겐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저는 순수음악보다 실용음악이나, 혹은 아예 다른 일을 하는 클래식 작곡 전공생들을 많이 보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가 순수음악을 할 자신이 없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대중이 듣지 않는 음악이 쓸모가 있는지, 그 존재의 가치가 있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대중에게 소비되지 않을 예술에 대한 두려움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었습니다.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 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대중과 지속적으로 상응할 수 있으려면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알고리즘이 SEM부트캠프로 이끌어, 그렇게 저는 SEM부트캠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자장가 그룹 내에서 매칭된 어머님과 함께 아이를 위한 자장가를 만들고 있는데, 어머님과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나는 엄마에게 어떤 아이였는지’, ‘엄마는 나에게 어떤 마음이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자장가이다 보니까 아이의 잠버릇과 같은 잠에 대한 경험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잠도 잘 자고 일찍 일어나서 엄마를 깨우는 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잠도 잘 못 자고, 일어나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유치원에 가는 게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저를 엄마는 어떻게 생각했을지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자장가 그룹 활동을 통해 따뜻한 시간을 보내면서 치유받는 마음도 얻고, 누군가를 마주하며 나도 함께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경험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Q. 새봄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가졌던 기존 생각과 변화 처음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사회적 포부를 가져야 할 것만 같았어요. 그 키워드에 이끌려 부트캠프에 신청하기도 했었거든요. 하지만 이번 활동을 하면서 사회참여적음악은 성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더라고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사회적 메세지가 담긴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또 다른 영감과 여운을 안겨주고 싶어요.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저는 사실 현재 슬럼프를 겪는 중인 것 같아요. 작곡가가 되고 싶어 작곡을 전공했는데, 막상 사회에 나와서 보니 작곡을 뺀 나머지 일들만 열심히 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게 긴 시간과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다 보니 계속 급한 다른 일들의 우선순위에 밀려 “작곡은 나중에”를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겪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라 아직 극복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이제는 제가 오로지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가져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다른 예비예술인 분들의 슬럼프 극복 방법을 참고해보려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곡을 좀 쓰면서 저만의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집중해서 시간을 갖고 곡을 쓰고, 이번 프로젝트 잘 마무리해서 최종공유회 때 함께 쓴 자장가 보여드릴게요.
DATE 2023. 8. 24.
Interviewer 박소현(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예비예술인 오새봄님의 예술활동
<Ending T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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