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예술, 누구와 어떻게 만날까

현장음악가 이정선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이정선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음악교육으로 예비예술인들 함께 만나고 있는 강의자입니다. 저는 학교문화예술 교육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SEM 부트캠프에서 예비예술인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SEM부트캠프 활동 참여 이유는 학교문화예술 교육 실천을 희망하는 예비예술인들에게 현장을 연계하여 활동 계획 시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구체적인 현장 탐방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예술교육은 이론으로만 학습할 수 없고 현장과 실제를 통해서 교육자의 역량들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예비예술인들을 현장으로 연계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예누만>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활동들이 저의 소개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각 창작그룹을 기획하게 된 계기와 의도가 무엇일까요? 
A. 처음에는 제가 현장을 계속 가지고 있는것으로 그 현장을 예비예술인들에게 연결하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그 역시 실제적인 현장이기는 하지만 말과 정보로만 전하는 일이 되더라구요. 언젠가부터는 학생들이 직접 현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구조적으로 쉽지는 않았어요. 갑자기 현장으로 초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기관 대 기관으로 허락을 구하는 일이며, 참여하는 예비예술인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런 활동이 지원받고 응원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 활동이 모델이 되어서 이후에도 이와같은 것들이 예술교육활동을 위해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는것을 알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창작그룹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학교 안에는 대부분 예술가가 아닌 학생들이 주로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수업을 준비할 때는 당연히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함께 수업을 나누는 일이에요. 그리고 이외에도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과도 여러 가지 교류하고 경험하는 일들이 현장에선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예술가들끼리만 공감 수 있는 그런 언어나 방법이 아닌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도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나 동작, 행동으로 수업을 계획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Q. SEM부트캠프의 예비예술인들을 만난 첫 소감
A. 저희 오리엔테이션 했었던 날이 기억나는데요. 굉장히 설레는 표정을 모두에게서 발견되더라구요. 굉장히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오고 계신 여러분들을 마주할 수 있었구요. 그리고 또 여러분들을 마주하는 저희들도 굉장히 설레였습니다. 굉장히 오래 전부터 기획했고, 그리고 기획이 현실로 시작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기획하는 순간부터 여러분들을 기대하고 기다렸다고 생각하셔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저희에게도 기대감이 넘쳤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이 함께 만나면 정말 좋은 일이 만들어지겠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특별히 저희 예누만 참여하는 예비예술인들이 생각이 많이 나는데요. 보통 학교에서 만날 때에는 굉장히 털털한 모습이었거든요. 편안한 복장, 얼굴, 모습이었는데 SEM 부트캠프에서 만나려고 하니까 모두들 무척 예쁘게 하고 왔더라구요. 그래서 아니 어떻게 이렇게 다른 사람이되었냐며 놀렸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도 현장을 나아갈 때는 좋은 사람과 만나고 싶고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그리고 내가 가진 열정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다들 예쁘게 하고 온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아요. 제가 학생들 보면 그렇게 놀리기도 하거든요. SEM 부트에 갈 땐 예쁘게 하고 가면서 학교에 올 때는 털털하게 하고 온다구요. 근데 아무래도 저희가 사회 안에 현장 예술가로서 뭔가 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단정하고 자신의 모습이 좋은 인상으로 상대방에게 남겨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노력의 모습인 것 같아서 굉장히 멋있고 좋아 보였습니다.


Q. 정선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사실은 SEM을 알기 전에는 저 혼자서 모든 활동들을 준비하여 헤쳐나가야 된다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떤 일이 나에게 다가올지 모르고, 그리고 어떤 일을 내가 수행하게 될지 모르는 막막하고 또 조급하고 긴장되는 시작이었는데 SEM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는 저의 동료들이 생긴 것 같은 마음이 들거든요. 혹여나 막막함이 느껴졌을 때, 아니면 내가 잘 이해하고 싶지만 나의 능력으로 아직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과제를 만났을 때 나의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함께 조언을 구하고 또 가치있는 뜻을 함께 고민하다 보면, 좋은 길로 나아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동료가 생긴 것이 가장 큰 나의 삶의 변화, 그리고 삶의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사회참여적 음악가에 대해서 가졌던 기존 생각은 사실 저도 여러분들처럼 음악가가 사회참여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회참여적인 활동이란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동료를 가졌구나. 우리에게 좋은 동역자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활동들이 사회참여적인 활동으로 변하더라구요. 처음부터 ‘나는 사회참여적인 활동을 할 수 없어’라고 했던 건 내 안에, 내 주변에 작은 사회를 만들지 못해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좋은 동료를 만드는 것부터 아주 작은 사회로의 출발을 만들어가는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서로 생각을 나누고, 좋은 뜻을 나누고, 함께 동참하는 일들이 사회참여적인 활동으로의 시작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SEM을 바라봤을 때 굉장히 좋은 영향과 변화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건 대상자에 따라서 조금 방법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가 지금 예누만 안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문화예술교육을 위해서 사회참여적인 활동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내가 수업을 준비할 때 어떤 사람을 위해서 수업을 준비할 것인지 학습자를 잘 관찰하고 그들을 잘 이해함으로 인해서 좋은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되겠구요. 만약에 대상자가 나와 함께 연주하는, 또는 나와 함께 예술 활동을 하는 동역자가 될 때는 우리가 무얼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거, 나 스스로 혼자 해도 충분한 거 말고 내가 동역자와 함께 했을 때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겠는지를 찾아보는 게 사회참여적인 활동이 될 거 같아요. 나의 어떤 예술적인 활동을 결과물로 바라보는 누군가이건 아니면 예술활동을 처음부터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나의 동역자이건 모두에게 우리가 다 같이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게 첫걸음이 되면 참 결과를 굉장히 값지게 얻을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가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혼자 연습하고 혼자 무대에 오르는 일이 굉장히 많은데요. 무엇인가를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려고 하면, 내가 누군가와 함께 또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서 그것에 대한 가장 좋은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더라구요. 함께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것의 결과는 활동가, 감상자 등 활동을 통해 소통하는 모든 이와 문화 안에서 공유라는 접점을 통해 참여적 계기를 마련하는 지점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어려웠던 점은 나와 함께하는 누군가의 마음을 읽지 못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하고 싶어하지 않지?’ 또는 ‘왜 이것을 위해 협력해주지 않지?’ 또는 ‘왜 이런 일을 꼭 해야 하지?’ 여러 가지 불만이 생기고 나와 함께하는 방법이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점점 활동 전개에 힘이 들더라구요. 쉽게 갈 수 있는 일도 어렵게 가는 것 같고, 한 번에 끝날 일도 두세 번 10번 반복해야 하는 것 같고, 노동력이 배로 드는 것 같고, 결과는 빨리 안 나오는 것 같았어요. 이 슬럼프를 나름대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다름을 이해하는 사고의 전환이었어요. 저도 현장에서 이 부분이 되어지기도 하고, 또 안 되어지기도 하는데요. 제가 터득한 방법이라 하면 이 사람이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에 있어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길래 이런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지를 묻는 거예요. 제가 다 알 수는 없고 다 이해하긴 어려우니까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되었어요. 그렇게 한번 해 보았더니, 이제 예전보다는 조금 더 쉽게 ‘저분이 이런 것 때문에 이렇게 하고 싶어 하시는구나‘ 라고 어렴풋이 또 짐작도 되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는 더 많이 궁금하고 속상했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는 ’저분은 이러이러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하고 싶으신 것 같다‘라는 생각을 조금 미리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빨리 불평하거나 스트레스 받기 보다 한번 이미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되었어요.


Q. 현장에서 하고 계시는 예술교육이 기존의 예술교육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저는 수월성이나 정보 지식을 전달하는 음악 수업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피아노나 다른 악기를 배운 경험이 없어도 자신이 음악 수업에 창의적인 활동을 함으로 인해서 음악적인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있어요. 악기 수업이나 정보 지식의 수업이 아닌 모든 학습자의 창의적인 참여 활동을 주로 만들고 있어요. 학급 친구들이 모두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음악 수업, 참여자가 음악안에서 결국 예술적인 감성으로 연결되고 다른 교과목에도 좋은 인성과 창의를 가질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싶습니다. 


Q. 지역 현장에 나가서 예술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혹시 수도권과 지역의 예술 경험이나 교육적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제가 특별히 예누만과 함께 지역의 작은 학교들을 탐방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방문하고 있는 학교는 전교생이 40-70명 정도 되는 학교입니다. 작은 학교를 찾아가는 이유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활동전개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저희 <예누만>에서 충북 음성에 있는 소이초를 방문했는데요. 오늘과 내일 이틀간 방문할 예정이어서 저희가 다 지방에 내려와 있거든요. 소이초 같은 경우에는 전교생이 40명으로 굉장히 작은 학교인데 이런 작은 학교에 왔을 때 저희가 전교생을 모두 다 함께 만날 수 있어요. 아이들과 눈 마주치며 이야기도 나누고 몸 부딪치며 춤도 추고 노래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요즘은 문화예술교육정책으로 인해 지역의 작은 학교들의 예술교육 지원 범위가 굉장히 두텁고 넓어져 있어요. 소위 말하면 서울에 있는 학교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학원 스케줄에 바쁘고 여러 개인적인 환경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면 거의 다 집에 가려고 하거든요. 근데 지방에 있는 친구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이 학교 안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학교 친구들이 오히려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예술 감수성의 풍부와 예술로 놀이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교육환경이 형성되기도 하구요. 이것이 또한 예누만의 현장 탐방을 선정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현장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들이 현장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구요. 예를 들면, 어떠한 현장에서 나의 교육적 활동 목표가 설계되어 있더라도 지속과 연계가 필요한 또 다른 아이디어와 환경을 관찰하게 되는것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 걸음을 기획하게도 됩니다. 이것은 실제적인 현장을 면밀히 관찰하고 활동에 임하는 것으로 저의 습관이자 목표이기도 해요. 그리고 특히 요즘 제가 현장에서 학생들도 만나고 예술인들도 만나다 보니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어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재정비한다던지 아니면 아카이빙을 하는 것에 시간적으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의 작은 활동계획으로는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 아카이빙하는 것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기대하기는 이러한 노력이 많은 예비예술인들에게 도움이 되어 결과를 같이 공유할 수 있게 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DATE 2023. 8. 31.
Interviewer 손세빈(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현장음악가 이정선님의 예술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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