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감응의 노래: 자장가

예비예술인 박정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 중인 박정범입니다. 연주, 온라인 클래스 강의, 공연기획 등 음악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는데, SEM에서 그 경험을 가지고 매우 보람차게 생활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Q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사실 기타 이전에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음악을 계속 곁에 두고 지냈는데, 그중에서도 기타라는 악기는 저에게 도전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전까지 배워왔던 악기들과는 다르게 저에게 굉장히 어려운 악기였죠. 피아노와 리코더, 성악 그리고 오카리나를 배웠었는데 이런 악기들은 노력한 만큼 만족할만한 실력이 쌓였어요. 그런데 기타는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더 승부욕이 생겨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그림을 오래 보면 새로운 매력들이 계속 찾아지듯이 기타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고, 이렇게 전공으로까지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다양하게 있습니다. 먼저 공연 후에 관객분들과 소통을 한 적 있었고, 온라인 클래스를 통한 수강생들과의 소통, 연주할 기업과의 소통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들이 어떤 음악을 원하고 연주회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점점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질문을 받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제가 그분들의 열정에 자극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에 학교 동아리를 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제가 하는 음악 활동들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저는 그때 보컬을 담당했었는데, 같이 밴드를 하던 친구들은 저와 같은 음악 전공이 아니라 모두 공부하는 친구들이었어요. 그런데 정말 열심히 하는 그 열정,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저를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밴드는 클래식 음악공연과 다르게 관객들이 원하는 노래를 부르다 보니 관객과의 소통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클래식 공연을 진행할 때도 관객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일지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고려해서 연주를 기획하니, 관객분들도 연주에 대한 피드백을 더욱 자세하게 해주시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고, 관계자분들도 그런 반응을 보고 감사하게도 여러 번 저를 불러주셔서 같은 곳에서 연주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제가 자주 교류하는 음악가가 거의 없어서, 부트캠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각자가 가진 생각들을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방식도 궁금하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교류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했고요. 사실 처음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시기이기도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해볼까”라는 마음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트캠프를 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제 시야를 넓혀주었고, 다양한 음악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금 하는 자장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인의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랑’과 ‘모성애’의 감정은 언어로만 표현하기 어렵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머니’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어머님들을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작곡 활동을 하면서 많은 레퍼런스들을 받고 그에 맞는 곡들을 작업했었지만, 자장가라는 주제를 가진 곡을 쓰기에는 제 경험과 감정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들을 만나면서 ‘이런 시각들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쓸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들이 들면서 한 단계 머리가 뚫리는 느낌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심 봉사가 눈을 뜨듯 앞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가진 음악적 노하우를 이런 식으로도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는 주제를 확실하게 정해놓고 곡을 작업하는 편인데, 그 범위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에요. 지금 하는 자장가 프로젝트가 현재 제가 하는 다른 작업물에도 영향을 많이 주더라고요.


Q. 정범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사실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는 알게 모르게 제 안에서 존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SEM을 통해서 그 생각을 더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생각들은 흐릿했다면 지금 저 자신이 전보다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가들에게는 소속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트캠프에서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만난 동료분들과 하나의 소속이 생긴 것 같아 매우 든든해요. 마음 둘 곳이 생긴 느낌이더라고요.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SEM에서 다양한 동료들을 만나 이를 실현해 나가면서 모두 같이 즐거운 음악 생활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항상 생각하는 것이 “‘언중유골’ 같은 사람이 되자”입니다. 음악으로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무겁게 시작하기보다 가볍게 다가가서, 어떤 주제를 보여줄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추구하는 음악도 비슷합니다.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게 시작은 가볍게 하지만, 돌아갈 때는 그 안에서 작은 의미부터 큰 의미까지 찾을 수 있게 되는 음악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자꾸 곱씹게 되고 긍정적인 영향들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사실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도 한 번으로 휘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지 않으려면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단계적으로 느낄 수 있게, 친절하지만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방향을 항상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너무 많아서 나열하긴 힘들지만,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다 보면 대부분 해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슬럼프가 왔을 때를 돌아보면 너무 멀리 바라보면서 큰 목표에 압도당해 손을 대기도 어려워지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음 도약을 위한 계단이 이번에는 높구나’라는 생각으로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쳐버리려고 했고, 그저 지금까지 제가 걸어왔던 길을 정리하면서 하나의 루틴을 만들어 잡생각들을 없애고 그냥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제가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벽을 넘어서서 훨씬 멀리 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기타 테크닉적으로 슬럼프가 많이 왔었는데, 그럴 때는 하루 이틀 정도 쉬면서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차분히 돌아보기도 하고요. 작곡할 때는 매 곡들마다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럴 때는 앞부분을 들어보면서 내가 관객이라면 어떤 다음 프레이즈를 기대할까를 고민하고, 어떨 때는 아예 아무 생각 없이 써보기도 해요. 제가 자꾸 멀리 있는 목표들만 보거나 하면서 지쳐버리기 때문에, 아예 모든 걸 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가벼워지더라고요.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정해진 건 없지만, 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활동을 할 것 같습니다. 공연기획부터 연주자, 작곡가까지 삼위일체의(모든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넓혀가면서 음악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그게 가능하냐고 하지만, 아직은 부담 없이 재미있게 하고 있어서 힘닿는 곳까지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고 있을 거 같네요. 사실은 기타도 작곡도 기획도 모두 제가 하고 싶은 음악 활동을 위한 각각의 매개체로 느껴져서 저는 결국 하나를 하는 것 같거든요. 이렇게 연주, 기획, 작곡을 점점 파고들면 세 개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활동도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지금 당장 그 일을 위해서 뭘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방향성을 잘 맞춰두고 이것저것 하면 제가 원하는 음악가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DATE 2023. 9. 3.
Interviewer 박소현(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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