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SEM네트워크 예누만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보경입니다. 현재 국민대학교 피아노과에 2학년으로 재학 중입니다. 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최선을 다하는 음악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Q. 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학원 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중학교 들어가면서 공부한다고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려니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전공으로 해보면 안 되겠냐고 부모님을 설득해서 조금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전공이라는 것이 어떤 무게를 가졌는지 잘 모르던 시절이었죠. 어린 마음에 제가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계속하려면 전공을 해야 할 것만 같았어요. 그렇지만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하셔서 자주 싸우고 부딪혀서 마음을 접게 되었죠. 나중에 동생이랑 얘기하다가 “왜 언니 피아노 안해?”라고 묻는데 제가 “엄마가 하지 말래”라고 하는 말을 어머니께서 들으시고 생각을 다시 해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피아노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전공까지 하고 있습니다.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음... 음악으로 교류했다면 그 모든 사람이 누구든 예술가가 아닐까요?! 음악 전공이 아닌 분들과의 교류라면 교회 찬양팀에서 많이 경험했던 것 같아요. 교회 찬양팀에서 하는 음악은 클래식과 아주 달랐어요. 물론 청소년부에서부터 피아노로 계속 예배에 함께 했지만, 입시를 하면서 잠시 쉬다가 올해 초에 다시 들어갔을 때는 정말 다르다고 느꼈어요. 악보를 보고 공부하던 클래식과 다르게, 코드만 보고, 제가 반주를 만들어야하다보니 음악 전공이지만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예술가가 아닌 분들’은 음악 전공이니까 당연히 잘할 거로 생각하셨지만, 오히려 다른 분들이 저보다 잘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음원도 많이 들어보고, 다른 예배에 참여하면서 피아노 진행을 따라 해보며 지금은 훨씬 수월해졌어요.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학교 수업 중에 SEM네트워크에서 주최했던 자장가 프로젝트를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저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았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때 수업해주셨던 교수님이신, 이정선 선생님께서 SEM부트캠프를 소개해 주셔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수업하는 것이 예누만의 메인 프로그램인데요. 이번 소이초에서는 저학년과 고학년 수업 사이에 연주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특히 기억나는 경험은 저학년 수업할 때 만났던 아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레슨경험이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아이들을 대하는 것부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만난 특수반 이 아이는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수업 시간 중에 돌아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놀랐지만, 제 담당으로 배정된 아이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저는 온전히 마음으로 소통하게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손잡는 것도 불편해하다가, 점점 손도 잡고 수업 참여도 잘하며, 가만히 앉아서 다른 친구들 수업할 때도 잘 지켜보더라고요. 마지막에 친구들 발표할 때는 제 무릎에 앉아서 친구들을 바라보는데 우리가 마음이 통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때의 그 감정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Q. 보경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저에게 SEM이란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 매개체입니다.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것이 조금 생소하고 낯설었는데, 예누만 프로그램하면서 음악가라는 것이 무대에서 내 음악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서 조금 더 쉽게 음악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클래식은 재미없고 어렵다’라는 틀을 깨고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회참여적음악가가 가야 할 방향성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저는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나는 재능이 1%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뤄낸 성과의 100%가 노력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능이 출중한 친구들이 저보다 두 배, 세 배 앞서나갈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자꾸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제 노력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비교를 안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한 노력파이면서도 이 시기를 극복한 선배에게 찾아가 조언을 들어요. 저의 연습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듣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게 될 기회가 되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아직은 뚜렷하게 졸업하고 뭘 하면 좋을지 목표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학부에서 최대한 제 음악과 피아노 테크닉에 집중하면서 보내고 싶어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남은 2년간 최대한 많이 배워서 다른 길로 가게 되더라도 제가 다시 되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 음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제가 음악을 계속해도 되는 건지, 좋아하는 거 같기는 한데 탁월한 재능은 없는 것 같고 피아노를 접어야 하나 많이 고민했었어요. 이번 방학에는 교회 활동도 많이 하고, 혼자 유럽 여행도 다녀오면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이것저것 배워야 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더 배우고 연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DATE 2023. 9. 10.
Interviewer 박소현(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