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Tonegray Project : 톤그레이

예비예술인 김다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Tonegray 소속의 작곡가 김다원 입니다. 저는 서양 작곡 학부를 졸업하고 지금은 한국음악작곡전공 전문사에 재학중입니다. 피아노 치는것도 좋아하고, 피아노로 사람들이랑 같이 앙상블 하는것을 매우 즐깁니다. mbti는 ENTJ이고, 운동, 요리, 그림그리기 등 음악 외에도 여러 가지 취미를 가지고 있어요.


Q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작곡을 시작했던 건 학교 음악선생님과 피아노 학원 선생님의 칭찬 덕분이었습니다. 어려운 곡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연습하고, 음악 시간에 피아노를 자주 쳤어서 그런 모습을 좋게 봐 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서양음악 작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대학교 입학 후였어요. 강준일 선생님과 몇몇 선생님들이 계신 서울음악 학회에서 국악 교육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학부때 피아노 앙상블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유학시절에 독일 학생들이 “너희나라 음악은 없어? 왜 외국에 음악공부를 하러 왔어?” 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졸업할 때가 다가오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어요. 한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했고, 재단에서도 일하고 전자음악도 배우고 성악 클래스에서 반주자 일도 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접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원했던 국악 공부도 시작했죠. 국악 공부는 그 당시 가장 큰 행복이였어요. 푹 빠져서 몇 시간동안 과제만 해도 즐거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하는 작업이 나의 뿌리가 되는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킬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보람이 있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공부했던 것이 작곡 전공자로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기적으로 돈을 벌기 어렵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곡을 만드는 것은 조금 힘들어요. 또 배우는 장르가 늘어날수록 좋아하는 음악 만큼 싫어하는 음악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ㅎㅎ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저는 오히려 전공자보다 비전공자들과 음악으로 소통했던 경험이 많아요. 가족들과 초, 중, 고등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음악 전공자가 아니었는데 제가 피아노 연주하는 것을 좋아해 주었고, 지금도 종종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도 하고, 청소년 센터에서 하는 '포장마차'라는 밴드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비전공자들도 음악을 듣는 것 만큼 연주하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대학교 때는 천안에 있는 발달장애인 센터에서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복지관 합창단에서도 반주를 했었어요. 또 음악 학원에서도 학생들과 성인들 취미 레슨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선생님이 되어 보니 연주의 질보다 연주를 해내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모든 활동들을 돌이켜보면, 제가 음악 활동을 지금까지 해올수 있었던 건 과정에서의 즐거움과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추억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기억들입니다.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저에게 국악 작곡을 가르쳐주었던 오빠가 예전에 진행되었던 자장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을 보았어요. 정말 멋진 작업이라고 생각되어 기억에 남았는데, SEM 부트캠프 홍보물에 자장가가 있더라고요. 반가운 마음에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찾아보니까 다섯 그룹의 활동이 모두 너무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서 주저 없이 신청했죠. 면접 때도 어디든 좋으니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룹에 배정해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제가 소속된 팀의 협력자 중 한 분이신 조우리님이 제 마음에 깊게 남습니다. 지체장애가 있어서 온 몸의 사용이 정말 쉽지 않은 분이에요. 그런데도 정말 많은 것들을 해나가고 계신 분입니다. 우리님께서 찍었던 영화를 보러 간 적도 있고, 사적으로 만난 적도 있습니다. 대화를 나눌 수록 '장애가 있는 사람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구나' 가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조금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제가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 싶었어요. 장애인들과 가까이 있을 일이 많지 않았는데 우리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장애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고, 저도 장애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Q. 다원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저에게 SEM은 따뜻함 끝판왕 모임 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다들 따뜻하고 생명력 있는 느낌을 갖고 있다는게 정말 놀라워요. '사회참여적 음악가'에 대한 제 생각은 사실 바뀌진 않았어요. 오히려 기존의 생각이 더 짙어진것 같습니다. 음악가는 단 한번도 사회 참여적이지 않았던 때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주를 들으며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고, 키워드가 있는 작곡가의 공연 같은 경우에도 그 키워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작곡가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볼 수 있잖아요. 우리가 사회속에서 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음악 활동은 사회참여의 한 형태라고 생각해요.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A. 대학교 때는 연주도 제일 잘 하고 곡도 잘 쓰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타인에게 다양한 장르와 방식으로 다채로운 세상을 열어줄 수 있는 음악가가 되는게 목표중 하나에요.개인적으로 특히 비전공자들도 현대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천천히 아무도 모르게 살살 다가가면서 현대음악과 앙상블의 멋과 즐거움을 알려 주고 싶습니다. 작곡가로서는 연주자들이 정말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는, 듣는 사람들이 힘들어 하지 않고 재미있어하는 곡을 쓰고 싶어요. 지금도 주위 사람들이 제 곡이 좋다고 말해줘서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지금까지의 길들을 돌이켜보면 온통 실패 투성이였어요. 대외적으로는 성공한 일들만 올리니까 저의 좌절이 드러날 일이 없었지만 사실 실패를 정말 많이 해왔어요. 예고 입시와 대학 입시에서도 떨어졌고, 대학 진학 후에 나갔던 콩쿨에서도 늘 좋은 결과만 있지는 않았어요. 특히 현역때까지의 4년은 잘못된 입시 방법을 배워서 다 떨어진거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선생님이란 존재에 대한 불신까지 생겨서 더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계속 되내였던건, ‘천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좌절하기엔 애초에 천재끼도 없었다, 음악이 좋으면 계속 즐기고, 계속 해’ 라는 생각과, ‘콩쿨에서 떨어진다고, 원하는 학벌을 얻지 못한다고, 지금 당장 좋은 곡을 쓰지 못한다고 나는 음악을 하지 못하나? 만약에 진짜 안되겠다 싶으면 돈벌이 수단은 다른 일로 두고 번 돈으로 곡써서 내가 하고싶은 음악만 해야지’ 이 두가지로 버텼어요. 또 부모님께서 삶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늘 말씀해주셨던 것이 정말 큰 위로가 되었어요. 지금의 저는 실패하더라도 과정에서 제가 즐거웠으면 덜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저의 마음에 늘 초점을 두고 살고 있어요.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전문사 공부를 통해 학구적으로 절 발전시키고 싶어요. 동시에 다양한 것들에 계속 도전해서 경험의 폭을 더 넓고 깊게 만들고 싶어요. 음악 외에는 운동도 계속 하고 싶고, 오랫동안 봉사 했던 유기견 센터에도 후원을 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장애 관련 음악 프로젝트도 계속 하고싶고, 부트캠프의 다른 활동들도 해보고 싶어요.

DATE 2023. 9. 2.
Interviewer 양지우(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음악계의 팔방미인 다원님! 인터뷰 글 정리하자마자 이런 수식어가 떠올랐어요. 음악가가 한번도 사회참여적이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말씀이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다원님의 연주와 작품이 지금보다 더 넓은 세상에서 빛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예비예술인 김다원님의 예술활동

<신 등등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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