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Tonegray Project : 톤그레이

예비예술인 나윤지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가야금 연주자 나윤지입니다. 이번 학기에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앞으로 가야금으로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서 여러 가지 도전하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동기 친구와 함께 영상을 융합해서 음악을 만들거나, 이주민 분들을 대상으로 국악 교실을 만들어 보는 일도 계획하고 있어요.


 Q. 현재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초등학교 때 방과후 수업으로 처음 가야금을 접했고, 그때 가야금 소리에 완전히 빠졌었습니 다. 이후로도 학업과 병행하면서 취미로 꾸준히 해왔고, 그러다가 우연히 예술고등학교에 합격 하게 되어 대학교까지 자연스럽게 오게 되었습니다. 딱히 어떤 학교에 가고 싶다거나,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 없이 시간에 휩쓸려서 여기까지 온 것이 큰 것 같기도 하고, 마주한 현실과 환경들이 기대와는 많이 달랐어요. 음악적으로 자유롭게 즐기면서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막상 마주한 환경은 입시 위주의 음악과 빡빡한 문화나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방황했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늘 변치 않았던 한가지는 제가 ‘음악’ 을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고, 가야금 소리 자체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취미로 가야금은 계속해서 연주했을 것 같아요.

Q. 예술가가 아닌 사람과, 음악으로 교류했던 경험이 있다면?
A. 개인레슨을 하면서 취미생분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서 수업시간에 저와 가야금 2중주를 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데, 즐거워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피아노, 가야금, 장구, 우크렐레, 기타 등 악기가 많아서, 비전공자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가끔 장난으로 합주하고 놀기도 해요.

Q. SEM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평소 지원사업공고 사이트를 자주 찾아보는데, 빅데이터의 힘으로 제 인스타그램에 SEM 부트 캠프 모집공고가 떴습니다.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 너무나 잘 짜여져 있는 구성, 도움 받을 수 있는 멘토 선생님들까지.. 지원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국악하는 친구들과만 교류를 해왔는데, 창작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서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작곡 쪽에도 관심이 있고 여러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좋은 아이디어로 기획된 재밌는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Q. SEM부트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사람 혹은 경험(순간)들 

A. 오티 때 홍지혜 교수님 강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의 필요에 음악적인 방식으로 다가갔던 많은 사례들, 현재 미국 현지의 예술계 상황 등 다양하게 알려주셔서 음악을 대하는 안목을 넓히고, 생각전환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번 ToneGray 프로젝트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팀원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하는데, 음악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춤,디제잉 같은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게 재밌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하면서 더 많이 알아가고 싶은 분들입니다.


Q. 윤지님에게 SEM(Socially Engaged Musician)이란 어떤 음악가인가요? (사회참여적음악가라는 키워드에 있어서 원래 가졌던 생각과 변화)
A. 그간 입시나 대회 같이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연습을 하는 일이 많았고, 완성도가 높은 연주, 내 가 원하는 소리를 내기 위해 보내는 연습실에서의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연주를 하는 목적이 ‘나’ 에게로만 향해 있었다면, SEM 부트캠프를 시작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음악‘으로 내가 이 사회에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사실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SEM 부트캠프를 시작한 이후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보다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고 느낍니다. 연주를 하는 포지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를 위해 내가 직접 기획할 수 있는 음악적인 것들이 많이 있겠다 싶어서 사회에, 그리고 타인에게 이전보다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Q. 사회참여적음악가로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Q. 제가 음악가로서 사람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습니다. 제가 음악을 들을 때, 연주를 할 때에 느끼는 그 감정들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고, 음악으로부터 오는 행복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음악은 정말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건데, 기회나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그 기회를 많이 만들고 넓히는 것이 음악가로서의 또다른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Q. 음악 활동을 하면서 슬럼프 시기와 극복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같은 마디를 몇 시간째 반복해도 절대로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을 때, 왜인지 오늘따라 연주 가 삐그덕 거릴 때 너무 답답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날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 이 부족해서’라는 것을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에 지금 안 되는 부분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 내서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도 안 되는 날은 그냥 연습을 접 고 집에 갑니다. 그리고 훌륭한 연주자들의 음원이나 공연 영상을 보기도 해요. 가야금 연주자 중에서는 제 선생님이신 서정민 선생님, 25현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 선생님의 연주를 좋아하고, 퓨전 재즈와 같은 다른 장르의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나에게도 저런날이 오겠지 하면서 내가 왜 이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
A.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롭고 재밌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테크닉적으로, 기계적으로 이해하고 연주하는 것에서 해방되어 정말로 연주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올 때 까지 계속해서 연주의 내공을 쌓아가고 성숙해지는 것이 저에게는 중요한 목표입니다. 멋이 있고, 매력이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DATE 2023. 8. 18.
Interviewer 손세빈(SEM부트캠프 예비예술인)

다른 예비예술인 인터뷰도 만나보세요

floating-button-img